허리가 아파서 앉아 있기도, 서 있기도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 한 번쯤 겪어 보셨을 겁니다. 저는 영국으로 장기 출장을 갔다가 그 상황을 그대로 맞닥뜨렸습니다. 허리 협착증 진단을 받고 현지에서 혼자 버텨야 했던 그 경험이 지금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나쁜 자세가 쌓이면 결국 협착증이 된다
영국 출장 당시 저는 매일 12시간씩 사무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너무 피곤하다 보니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서 기대는 자세가 습관이 되었고, 다리를 꼬는 것도 하루 종일 달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허리가 묵직하게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다리 뒤쪽까지 저리고 당기는 통증이 생겼습니다.
허리 협착증은 척추관협착증(Spinal Stenosis)이라고도 불립니다. 여기서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뼈와 디스크 주변 조직이 노화나 반복적인 자세 부하로 두꺼워지면서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디스크가 뒤로 밀려 나오고, 후관절(後關節) 주변 인대가 비후(肥厚), 즉 두꺼워지면서 신경관이 점점 좁아지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협착증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나쁜 자세가 쌓이고 쌓여 임계점을 넘는 순간 통증으로 터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저는 출장 기간 내내 의식적으로 앉는 자세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척추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하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허리를 90도로 꼿꼿이 세우는 것보다 뒤로 약 100도 정도 기울인 자세가 추간판(椎間板,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오히려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추간판이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구조물을 뜻합니다. 엉덩이는 의자 깊숙이 밀어 넣고, 등받이에 살짝 기대는 자세가 오랜 시간 앉아 일하는 분들에게는 훨씬 현실적인 방법입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피해야 할 대표 자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허리를 뒤로 기대는 자세
- 허리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는 과신전(Hyperextension) 자세
- 장시간 서 있거나 쉬지 않고 앉아 있는 상태
협착증에 맞는 강화 운동, 뭘 해야 하나
파스를 붙여도 나아지지 않았고, 영국에서 병원을 가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퇴근 후 숙소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꾸준히 한 것이 힙 브릿지와 플랭크였습니다.
힙 브릿지는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운 뒤 발 뒤꿈치로 바닥을 밀어내듯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동작입니다. 핵심은 허리 힘이 아니라 둔근(臀筋), 즉 엉덩이 근육으로 들어 올린다는 느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둔근이란 대둔근·중둔근·소둔근으로 구성된 엉덩이 근육군으로,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분산시켜 허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가 그 부하를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제 경험상 이 운동을 꾸준히 했을 때 허리 주변이 단단하게 잡히는 느낌이 확실히 왔습니다.
플랭크는 코어 근육(Core Muscle)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운동입니다. 코어 근육이란 복횡근·다열근 등 척추를 사방에서 잡아주는 심부 근육군을 말하는데, 이 근육이 약하면 허리뼈가 흔들리면서 신경관이 더 좁아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10초도 버티기 힘들지만, 허리가 꺼지지 않도록 복압(腹壓), 즉 복부 안쪽 압력을 유지하며 일직선을 잡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하는 변형 플랭크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여기에 더해 사이드 플랭크로 옆구리 측면 안정화 근육까지 강화해 주면 허리를 삼면에서 잡아주는 효과가 생깁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허리 운동이라고 하면 복근이나 허리 뒤쪽만 생각했는데, 옆구리 근육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다만, 신전 운동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허리를 뒤로 젖히는 신전 동작이 협착증에 무조건 나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통증의 정도, 신전 각도, 코어 근육의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혼자 무리하게 신전 운동을 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전문 운동 치료사와 함께 범위를 조금씩 넓혀 나가면 오히려 허리 신전 근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혈액순환 개선이 협착증 통증을 줄이는 이유
강화 운동 못지않게 저한테 효과적이었던 것이 걷기였습니다. 퇴근 후 무거운 다리를 끌고 20~30분씩 천천히 걸었는데, 처음에는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있다가 걷기를 반복할수록 그 증상이 줄어들었습니다.
협착증은 신경이 눌리면서 혈류 공급도 함께 방해를 받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걷거나 수영, 아쿠아 운동처럼 관절에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이 신경 주변의 혈액 순환을 도와 방사통(放射痛)을 완화시켜 줍니다. 방사통이란 신경이 눌린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까지 통증이 퍼져 나가는 현상으로, 협착증 환자가 흔히 호소하는 엉덩이·허벅지·종아리 통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 경험상 고관절 주변과 허벅지 뒤쪽 스트레칭을 걷기 전후로 함께 해 주는 것이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습니다. 고관절 가동 범위가 좁아지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요추(腰椎), 즉 허리 척추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척추협착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50대 이상에서 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는 단순한 노화 문제가 아니라, 오래 앉아 일하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이 협착증 발병 연령을 앞당기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힙니다.
허리 협착증이 있다면, 일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리를 꼬는 습관 하나만 바꿔도, 퇴근 후 20분 걷기 하나만 더해도 몸은 반응합니다. 저는 그렇게 서서히 통증을 줄여나갔습니다. 증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다면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세 교정과 꾸준한 운동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조언이 아닙니다. 허리 통증이 심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